May 27, 2012

토마토에 물을 약간 부어서 드르륵



하룻밤 사이에 얼마나 많이 뒤척일 수 있는지 느낀다. 단순히 시간이 어긋나버렸다고 생각하기엔 몸도 마음도 점점 지치고 있는게 침을 꼴깍 삼키면 피냄새가 배어나오고 쓸데없는 생각과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있는 나같지 않은 나를 관찰할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히히덕거리는 것이 삶의 여러 조각들 중 하나가 되지 못하고, 죽어있는 상태(자거나 뒤척임) / 사람 만남 두 덩어리만 있다. 정말로. 책도 읽고 싶고 바람도 햇볕도 쪼이고 싶고 그리운 것들이 가득한데 다 어딘가로 미뤄두어 버렸네. 무력한 공기가 싫어서 더 빡빡 문질러 씻고 좋은 향이 나는 로션을 잔뜩 발라보지만 그 공기는 그대로인 채로 입꼬리만 쓱 올려본들 뭐가 될리가.

운동도 안 한지 너무 오래 되어서 배가 고픈 일이 잘 없었는데 이것저것 소모를 했는지 꼬르륵소리가 오래도록 나서 소용없는, 20여 시간쯤 이른 갈아만든 토마토 도핑을 해본다. 여섯시에는 몸과 엄마아빠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과 함께 프로폴리스 두 알 종합비타민 두 알 오메가3 두 알을 꾸울꺽 뒤로 넘겨버려야지.





May 25, 2012

연한 카누 두 잔



계정이 끝나자마자 바로 폭식이 시작되는 걸 보면 욕구를 참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고 자라왔나 싶다. 그런데다가 잠은 잠대로 안오고. 꾸역꾸역 입으로 좋지 못한 것들을 채워넣으면서 느끼는 착잡함은 이것이 과연 무언가를 충족시켜주기에 적합한 것인지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화면이 꺼져서 무료해지고 뇌가 조금이나마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의 한심함을 알고 자학하는 것이려니. 꽤 긴 기간동안 이래왔기 때문에 따져보는 것도 지겹다.


어쩌지.






어쩌지라니,

이 대책없음에도 너무 낙천적인 나를 어찌하면 좋을지 헛웃음만 나오는
금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