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28, 2014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다


기다려야 할 것 같긴 했지만, 전화도 바로 안 받아서 다시 걸었다.
가장 빠른 진료가능일이 11월 중순이더라. 마침 교수님이 봐 주시는 요일이기도 해서 바로 그 날로 하겠다고 했다. 세시 반. 자가진단지 작성해 오라고 한다. 예전에도 갔던 것 같은데 그때도 그랬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예약 날짜까지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한숨이 나왔다.

드랍지를 내야 해서 나와서 학교로 걸어갔다. 날씨가 참 좋더라. 은행잎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색이 꽤 예뻤다. 완전히 파랗지는 않았지만. 학교 가는 길에는 공원인지 그런 곳이 생기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미술관 커피는 적당히 따뜻하고 맛있었다.

살이 쭉 빠져서, 옷이 딱 붙지 않을 정도의 몸이 되면 이렇게까지 불행한 감정이 증폭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상하게도 오후 내내 무얼 먹지 않아도 배는 별로 고프지 않은데, 저녁만 되면 밥을 먹고 일을 하러 와도 정체 모를 허기가 몰려와서 견딜 수가 없다. 야식 먹는 습관이 질겨진 것도 일을 시작하고 부터다. 밥을 먹어야 하는 다섯 시에는 아무래도 고프지 않은 배가 딱 일곱 시 넘어가면서 꼬르륵 꼬르륵... 일 끝나고 나면 뭔가 먹는데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드는데도 계속 뭘 입에 집어넣고 싶어진다. 월급날 직전이 되면 쓸 수 있는 돈도 별로 없는데 오히려 더 과소비 과식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한다. 

이번 월급날엔, 무조건 헬스 등록해야지. 
그리고 이제부터 눈 뜨면, 무조건 샤워 해야지. 깨끗이 뽀득뽀득.


Oct 9, 2014

다시 휴일이 된 한글날


에는 아침부터 조모임... 전날 새벽 늦게 잠이 들어서 알람을 여러 개 맞추고선 울리면 끄고 또 울리면 또 끄고 누워 있으면서 예민하게 굴다가 씻고 학교 다녀 왔다. 내려오는 길에 하늘색이 균일하고 햇볕도 햇빛도 적당해서 좋았다. 아 햇볓은 좀 따가웠던 것도 같다. 

해바라기에서 포장초밥을 먹었다. 애인이 안 먹어서 생강종지에 잔뜩 덜어낸 버섯볶음도 같이. 돈육숙주덮밥은 종종 양이 많은데 맛있어서 조절이 안 되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10개 딱 정해져서 나오기도 하고 가격도 더 저렴해서 밥 사먹을 때 고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이 부족해서 그런지 방에 들어오면서 충동적으로 치아바타를 사 버렸다. 걸신들린 것처럼 먹어치웠다. 이러면 늘 죄책감과 거북한 배가 함께하게 되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배출할 방법이 정말 부족하다 싶다. 수영은 이러다가 등록도 못 하겠다 싶어서, 휴일이 지나면 자연대 헬스장에 가 볼까 한다. 뭐 어쨌든 먹고 기분이 잔뜩 나쁜데다가 피곤해져서 알람 맞추고 낮잠을 잤다. 한 시간 자려 했는데 알람 끄고 두 시간 잤더니 아침에는 울긋불긋했던 피부가 꽤 괜찮아졌다. 오래 자면 느끼는 탈진 걸린 느낌은 어쩔 수 없었지만. 

저녁 먹을 배도 기분도 시간도 아니어서, 과일가게에 가서 바나나 반 송이랑 레몬 한 알을 사 왔다. 끈적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깔끔한 편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과도 같은 걸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쓸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손가락도 빨아먹고 레몬도 먹고. 으 다 먹고 난 지금도 군침이.

일 마치면 안약 넣고, 도전모드 하러 가야지.


Oct 8, 2014

fuck you!


머릿속에 저 말만 계속 맴도는 날. 기분이 바닥을 치는 만큼 나는 터져버릴 것 같아서 조금 걸었다. 몸무게를 잰 것이 화근일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무거웠다. 뺄 살이 많아 다행이라 해야할지. 아 아르바이트 정말 하기 싫다. 와서는 딱히 하는 일은 없지만.



도서관에서 뭘 봐야 해서, 들어가기 전에 점심으로 나온 돈까스를 먹었다.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이걸 다 먹으면 도서관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짜증나서, 안 먹으려 남겨둔 돈까스와 밥을 마저 우겨넣었다. 스트레스가 풀리기는 커녕 지금까지 속이 안좋아서 더 화가 나는데 대체 왜 이러는 것인지. 아 그냥 다 짜증나 씨발

Oct 6, 2014

월요일에 학교를 안 가게 되었다.


원래도 수업은 한 개 뿐이었지만. 그리고 어제 새벽에 목이 좀 파인 라운드티를 입고 추운 밤거리를 걸었더니 바로 몸이 반응해서 오전 내내 열에 시달렸다. 다행히 코 훌쩍이는 정도에서 그친 것 같아 다행이긴 하다. 조모임도 연기하고, 실험 참여도 안 하고, 이불을 전부 꺼내다가 햇볕에 한두시간 말렸다. 내려다 놓으면서 코를 이불에 대 보았더니 햇볕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곧 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에 월급이 들어와서 기뻐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나가는 돈에 벌벌 떨고, 남은 돈이 적음을 슬퍼한다. 일이 힘든 편은 아니겠지만 급여가 너무 적다. 최저시급은 최저 시급이어야 하는데 내가 최저 시급을 받는 것이 마뜩찮다. 일이 조금이라도 더 생기거나 부담이 되면 이 돈을 받고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하나 싶고. 지금 이 글을 쓰다가 떠맡아 버린 팩스 보낼 일이 생각났다. 보내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