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6, 2012

왜죠?



롤러코스터 오르락 내리락
시간은 자꾸 가고 그냥 사라져버리고 싶다





Sep 23, 2012

지난 목요일



식사를 하지 않은데다가 커피력도 부족해서 평소처럼 마노핀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셔야지 하면서 그렇게 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요즘 그곳 커피가 닝닝하고 무미습윤하기만 해서 좀 맘에 안들긴 했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으니. 그런데 역안에 들어가다가 동선이 꼬였는지 마노핀보다 떡/주먹밥 파는 매장이 더 가까운 상태였고 그곳도 커피를 팔더라. 호기심에 그쪽으로 걸어가서 "아메리카노 차가운 걸로 하나 주세요" 



"진한거랑 연한거 중에 어느걸루 하시겠어요?" 

"찐하게요"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샷추가해서요, 맛있게 내려주세요- (미소)"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샷추가를 그냥 해주셔서 마음이 따뜻해진 건 아님.)





공연 후유증








셋리스트대로 곡 쭈루룩 끌어다놓고 듣고 듣고 또 듣고 
번들 이어폰으로도 듣고 노트북 스피커로도 듣고 
아껴두었던 짱짱한 이어폰으로도 들어보고

제목도 내용도 정리라곤 내방 수준으로 되어있는 갤을 한참동안 복습해서 토랭이라도 발견하면 좋아라 하며 다운받아서 공연장으로 다시 들어가고

어떻게 이렇게 좋지? 가사도 멜로디도 목소리도 세션도
완저씨가 팬들 조련하는 것도 
글매가 치는 드럼소리에 심장박동이 맞추어지는 것도
락리는 언제나 멀리 있는데 원근법 무시하고 귀여운 얼굴에 늘씬하게 기타치는 것도
훈♥은 아가같기도 소년같기도 청년같기도 아저씨같기도 한 것이...

아 이유를 늘어놓으려면 정말 끝도 없겠네. 덕분에 잠을 계속 못 자고 있어서 큰일이 났다...




Sep 21, 2012

Nell's Season: Standing in the rain



공연후기? 
그냥. 기억이 스러지는 중이라서 붙잡으려고 낑낑대는 작업. 



내 자리는 1층 1열 7번. 
생각했던 것보다도 무대랑 자리가 가까웠다. 왜 '소극장 공연' 이라고 말했는지 느낌이 왔다. 착석하면서 음 설마 스탠딩을 안 하지는 않겠지 생각했는데 일단 앉은 채로 공연 시작.

첫째 날이라 그런지 멤버들 컨디션이 굉장히 좋은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완자 목소리는 쉬거나 갈라지는 일이 가끔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부분이 전혀 없어서 귀가 엄청 호강하고 왔다. 1부 어떤 곡에서 한 5초쯤 마이크가 살짝 나갔던 것 같은데 난 앞이니까 어쨌든 들렸고. 

셋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1부 
Slip Away/멀어지다/Act 5/Movie/미련에게(let's take a walk ver.)/Go/Beautiful Stranger

2부
기억을 걷는 시간/In Days Gone By/Stay/Tokyo/치유/Meaningless/인어의 별/Hopeless Valentine/한계/Cliff Parade/백색왜성(let's take a walk ver.)/믿어선 안될 말/Standing in the Rain/그리고, 남겨진 것들(앵콜)


1부는 보다시피.. 아니 뭐 2부도 그랬지만 특히나 안 하던 곡 위주+덜 rocking해서 완자가 몇 곡 하고서 "이런 분위기를 기대하고 오진 않았겠죠" 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멋쩍게 웃었다. 그래서 그 담 곡은 promise me라도 할 줄 알았더니 쭉 조용조용하게 갔다. slip away랑 멀어지다 조합이 은근 연결이 잘 되는 히든카드였다. 가만히 앉아서 이 곡을 공연에서 하다니! 라는 느낌으로 공연에 취해 있었다. 시간이 정말정말 빨리 지나갔다. 몇 곡 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적어보니 은근 많이 했네? 싶다. 

Act 5는 사실 '해줬으면' 하는 라이브 목록에 없을 정도로 할 거라는 생각을 못 했는데. 'Sharing heart and soul / sharing blood and bone / that's what lovers do, that's what lovers do' 이 부분을 눈 앞에서 보고 듣다니 우와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들어... Movie는 얼마전에 넬동에서 라이브파일이 있는 걸 들어보고 갔는데 어라 설마 그 글을 본건가? 이런 생각도. The Lines를 못 간 나는 어느 날 새벽, 공연의 일부를 유튭에서 감상하면서 열폭했는데 그 때 Beautiful Stranger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더랬다. 그랬기에 이번에 볼 수 있어서 행복했던, 박력있는 라이브였다. 


2부는 그래도 자주 셋리스트에 오르거나 신나는 곡들 사이에 또 잘 안하는 곡들이 섞여있었다. 시작하면서 '이제 일어나도 될 것 같은데' 라고 완자가 말하니까 우루루루루 흘낏 뒤를 돌아봤는데 2층 저기 끝까지 다 일어났던 것 같다. 

Tokyo 정말 이번엔 뭔가 하우스 쪽으로 편곡을 한 것 같더라니 작업하면서 놀 수 없는(clubbing) 재우 씨를 위해(아마 멤버 전부를 위해) 이렇게 작업해 보았다는 완자의 말. 결과물은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Stay는 공연 때 완자가 자기 기타치면서 하는 건 두번째라고(!) 보통 객석에서 하이파이브 하니까. 끄덕끄덕 그렇지만 또 객석 돌아다니는 것두 좋았을텐데. 완자도 좋아하는 곡이라는 치유!! 저거 뮤비도 찍었을 텐데 라이브는 은근 안해서..이 때 무대에서 은색 봉 여러 개가 내려왔던 것 같다. 

와..다음으로 이어지는 곡이 Meaningless였는데...! 이 곡 하나로도 난 10만원이 아깝지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힐링 앨범에 정말로 좋아하는 곡들이 많은 반면에 하는 곡들만 늘 해서 (물론 그 곡들도 들어도 들어도 또 좋지만) 언제쯤 들려주려나 했더니 우와아아아아 으아아아 가사 들으면서 인생무상 모드가 잠깐 찾아온 건 부작용. 그리고 인어의 별. 개인적으로 백색왜성이랑 비슷한 화자가 부르는 시리즈 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제나 백색왜성만 하는 게 못내 아쉬웠는데 이번에 기어이 해 줘서 중학교 시절 생각도 나고 그랬다. 두 곡 다 가사가 아름다우면서 파괴적이라서 사춘기 감수성 엄청 자극하는 그런 곡이었는데. 

이어지는 곡으로 '좋기도 하지만 가끔은 성가시고 좀 그런' 대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운을 떼더니 오오 신이시여 오오 한계도 라이브한다.. 아니 이건 말도 안되는 조합이라고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이럴수가! 를 마음속으로만 외치면서 또 행복하게 듣고 입모양으로 따라하고. 아 한계는 쉬어가는 느낌으로 넣은 것 같은데 "정작 쉬어야 할 건 난데 나머지 멤버들이 뻗었다"고 말하는 완자.. 훈자는 무대에 드러누워서 기절한 포즈 취하고 팬들 끼야아 쓰러지고. 음 그래도 쉬어야 한다더니 노래 잘만 부르던 완자. Cliff Parade가 이어졌는데 올해 초에 티저로 한 30초짜리 영상을 이 곡으로 내서 안 들리는 가사 받아적던 생각이 났다. 

들어도 들어도 언제나 라이브하지만 또 그렇게나 좋은 곡의 대표 백색왜성-믿어선 안 될 말 두 곡. 백색왜성 때는 조명 바뀌는 것도 그렇고 늘 한결같은데도 그냥 그게 아름답고 항상 눈물이 난다. 믿어선 안될 말은 당연히 빨간! 조명에 롹킹롹킹 롹 론리이... 그러고 보니 이번 공연 락리가 엄청 잘생겨 보였는데 난 반대쪽이라 너무 멀어서 안타까웠다. 그치만 중간중간 조명감독님은 훈자 쪽을 비춰주셨고.. 보통 락리보다는 훈자가 말을 많이 곧잘 하는 편이니까. 아참, Cliff Parade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저는 감정이 없어요. 여러분 저에게 감정을 주세요. 저는 멤버들이 어제 구입한 로보트입니다. 쓰레기죠." 이런 귀여운 멘트를 중얼중얼 웅얼웅얼거려서 녹아내릴 뻔 했다 아아아아아아아

공식적인 마지막 곡이 믿어선 안될 말이었지만 우리에겐 늘 앵콜이 있지.. 외쳐 앵콜! 한참 있다가 다시 나와서는 1부 때처럼 다들 의자에 앉아서 어쿠스틱 베이스/기타 들고 마지막 곡 Standing in the Rain을 했다. 공연장 앞 포토존에 우산이 소품으로 비치되어 있길래 비 오는 거 아닌가 했는데 정말로 공연장에 비가 왔다. 헤헤. 무대 끝부분에 배수구랑 호스같은 게 있더라니 비가 쭉쭉 쭉 쏴아아아 잘도 내렸고 난 맨앞이니까 역시 쫄딱 맞아서 바지랑 셔츠가 푹 젖었는데 Standing in the Rain 할 수 있어서 행 복 했 다. 우산 들고 갔었는데 펴들 걸 그랬나보다. 


으 적다보니.. 역시 아직 감정선이 정리가 되려면 멀었겠다 싶다 글이 정리가 안되네 근데 어차피 귀찮아서 정리도 안 할 거잖아? 그냥 이쯤에서 마무리해야지 데헷


+

완은 소극장 공연답게, 1) 어떻게든 더 많이 말을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고 2) 마지막에 객석 카메라로 찰칵 찰칵 몇 장 담아가더라. Christmas in Nell's Room (몇번째지 이번이?)도 이런 분위기에서 하면 좋을텐데 티켓팅은 더 힘들어지고 나는 또 호갱이 되고 배고프고 춥고...

앵콜곡이자 공연 제목이기도 한 그 곡을 하러 나와서는 꽤 길게 말을 했다. 자기도 예전엔 일이 잘 안 풀린다던가 할 때 '지랄발광'했는데, 상황을 깨부수는 것보다 그냥 그렇게 지나가게 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뭐 이런 내용의 멘트였는데 그래서인지 무대에 비가 쏟아져서 객석으로 튀어도 모두들 그렇게 맞고 있었지♪




Sep 20, 2012

뀨웅



엄청나게 자학하고 싶은 날이었다. 이제 오늘을 끝내겠어.





Sep 18, 2012

이불에 파묻혀 있었다



기억하는 순간부터 잔병치레는 늘 나를 따라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해야 하는데 너무 자주 골골거리니까 엄마가 책상에 앉아있기 싫어서 아픈 거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결국 고3이 되어서는 책상에서 눈만 잠시 감고 있어도 불 끄고 강제취침을 당했고.. 뭐 요즘은 밥도 잘 챙겨먹고 운동도 적당히 해서 그냥 생리통이 심했던 것 같은데, 너무 아파서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잠을 잤는데도 오후 세 시까지밖에 잘 수가 없었다 역시 죽는 것도 힘들어. 나갈 기운이 없어서 몸에 나쁜 맥도날드 치킨.. 상스치는 아니고 맵고 짠 그 세트를 배달시켜 먹었는데 가격을 듣고 터무니없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는 안 시켜 먹어야지 나가서 먹을거야. 막상 나가면 밥을 먹겠지만.

여름바지 사이즈는 한 사이즈 작은 26이라서 이건 종일 앉아있는 사람이 입을 만한 옷이 아니다 싶어서 얼른 쫙 달라붙는 뭐더라.. ultra(ultimate일지도) skinny line? 으로 28을 사왔다. 근데 이거 입다가 이 옷도 작아지면 어떡하지? 그럴 리는 없겠지? 아아아아 백화점 옷은 도대체 왜 이렇게 비싼 것인지 이제 인터넷 쇼핑몰 열심히 눈팅할거야 그러나 가을은 그냥.. 있는 옷으로 연명하다 스르륵 겨울이 되겠지. 서울의 겨울은 너무 추워서 겨울이 제일 좋던 나는 몇 년 사이에 생각이 바뀔락말락 하고 있다. 그냥 늙어서 오한이 드는건가.





Sep 17, 2012

비바람에 쓸려나간 정신



손목에서 시작하는 두 선 중 안쪽 선이 볼록한 곡선이 되는 순간이나, 아침에 침대에 얹혀 있으면서 팔뚝이 한없이 푹 퍼진다 싶을 땐 기분이 몹시 좋지 않다. 손가락을 반지가 바짝 죄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한숨을 푸욱. 살 찌는 건 그렇게나 싫어하면서 먹는 건 또 왜 이토록 사랑하는지 나란 존재에 대해 의문만 가득한 저녁. 아 그나마 다행인건 일주일 간 폭발한 과하다 싶었던 식욕과 부은 몸의 원인은 생리 때문이었던 걸로 추정된다는 것. 빨리 주말이 왔으면.





Sep 16, 2012

the lines



살 빼야지. 빼는 스트레스보다 못 빼서 신경쓰이는 게 더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식사시간은 뭐 11시 5시는 고정이니까 거기에 아침 챙겨먹고 저녁간식은 7시까지로 컷.
간식은 아메리카노 외에 우유나 바나나 각 1회씩으로만 제한. 
운동을 많이 못하니 식사는 잘 먹더라도 군것질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주말(다 먹어놓고...)




Sep 14, 2012

슬퍼져서는 그 뻬로니를 집었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는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껍데기로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게 듣는 사람의 입장이든 말하는 사람의 무게가 그렇든. 누가 쓸데없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랄까. 가만히 거울만 바라보아도 시간은 잘만 흘러간다. 

내가 마음놓고 즐겁기 위해서 너도 함께 힘냈으면 좋겠다. 
왜 이렇게 남의 일에 안쓰러워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 이거다. 


내 행복을 나눌 사람이 없어지잖아. 




Sep 13, 2012

8 to 22.5



어영부영 학교 다닌 지도 겨우 일주일이 지나갔네. 

지금은 열시 반까지 할당시간을 꾸역꾸역 채운다는 느낌으로 앉아있다. 하루이틀 지날수록 시간에 쫓기게 될테고(물론 지금도 시간은 별로 많지 않지만) 뭐 그런 이유에서든 적응이 잘 되어서든 얌전히 잘 앉아서 공부하는 날도 오겠지?

일곱시 반에 버스를 탔는데도 출근지옥.. 서대문이랑 서울역에서 크게 한 번씩 여유로워지는데 그 짧은 거리조차 꾹 끼여서 수송되는 느낌은 좋지 않다. 그래서 내일은 조금 더 일찍 나가볼까 생각중이고 또 도핑을 해야할지도. 오늘만 해도 서울역에서 앉자마자 잠들었는데 바로 눈 떠보니 정문 앞의 둥그런 길을 돌고 있었다. 이것도 2월까지만 하면 끝나겠지.

음.. 청소를 좀 더 하려했는데 너무 졸려서 일기도 뭔가 쓰고 싶은 게 잔뜩 있는데 그만쓰고 자야겠다 일찍 일어나려면. 쿨쿨





+

내가 제일 잘하는=생각없이 그냥 하는 것




Sep 11, 2012

집중적인 음식 섭취를 하고 돌아와서









언젠가부터, 멋진 사람이 되자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 형태가 어떤 것이든지 그렇게 되어야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몇 가지를 어느 정도까지 내려놓아야한다는 사실이 두려웠고, 제자리를 빙빙 맴돌았다. 지금도 관계가 끊겨버리거나 약해지는 게 제일 무섭지만... 스스로를 위해서 좀 더 약은 짓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끊임없이 불안해하면서, 한 손으로 다른 손을 뜯는 행동만을 반복하게 될 테니까. 지금의 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나 혹은 내가 바라는 미래의 나는 희미한 윤곽조차 보이지 않을 테니까. 

둘 다 각자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일단, 다다음주 일요일에 애인이 나나 초희에게 조개구이 값을 받는 일이 없어야겠지? 간바레.



자기 전에=미시+빨래+가방





2학년 생각을 했다



이것도 끊임없이 과거를 되새김질하면서 도망칠 구석을 찾는거겠지.

오늘은 별로 공부도 안 하고 강의도 두어 개 듣고 누워서 데굴거렸는데 지지난주 그 이전으로 돌아가버린 것 같았다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그렇게 쉽게.






Sep 10, 2012

운동화까지 신고 도망쳤는데 잘 되지는 않았다.




햇볕이 뜨거운 동안에는 계속 밖을 돌아다녔다. 어제 늦게 잠들어서 늦잠을 잘 잤기 때문에. 휴대폰을 책상에 두고 자면 알람 끄면서 침대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끄고 다시 들어갔네. 일찍 나오지 않으면 정문부터 중도까지 피부 태우면서 올라가야하는게 너무 싫어서 되도록이면 깨려고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닌 듯. 그렇게 헉헉대면서 올라왔더니 마우스패드만 맛간게 아니라 키보드도 말을 안들어서 as센터에 다녀왔다. 다행히 잘 고쳤고 돌아오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다섯 시...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아니 어쩌면 그래서 일찍 빠져나왔다. 도망치기 십여 분 전에 스스로들의 한심한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난 0이랑 1로만 돌아가는 존재가 아닌데 하나 어그러지면 왜 다른 하나도 하지 않고 완벽주의 운운하는가. 그건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건데. 그렇게 대화의 반은 한숨 반은 탄식으로 별다른 내용이 없었지만 그와 별개로 남은 몇 개월, 어쩌면 꽤 길지도 모르는 앞으로의 수험기간이 아득해서 마음 속으로 울면서 집에 오는 버스를 탔다. 

집 앞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튀김 닭꼬치를 먹는데 짧은 바지를 입어선지 모기가 계속 달려들었다. 쟤도 저렇게 사는데. 아. 좀 절박해지자. 핑계 고만 대자. 땡땡이를 치고 싶으면 제대로 치자. 나오면서도 불안해하면 어떡하니. 





토끼귀가 좋아서 그냥. 좋아하는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