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아니 어쩌면 그래서 일찍 빠져나왔다. 도망치기 십여 분 전에 스스로들의 한심한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난 0이랑 1로만 돌아가는 존재가 아닌데 하나 어그러지면 왜 다른 하나도 하지 않고 완벽주의 운운하는가. 그건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건데. 그렇게 대화의 반은 한숨 반은 탄식으로 별다른 내용이 없었지만 그와 별개로 남은 몇 개월, 어쩌면 꽤 길지도 모르는 앞으로의 수험기간이 아득해서 마음 속으로 울면서 집에 오는 버스를 탔다.
집 앞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튀김 닭꼬치를 먹는데 짧은 바지를 입어선지 모기가 계속 달려들었다. 쟤도 저렇게 사는데. 아. 좀 절박해지자. 핑계 고만 대자. 땡땡이를 치고 싶으면 제대로 치자. 나오면서도 불안해하면 어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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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귀가 좋아서 그냥. 좋아하는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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