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0, 2012

운동화까지 신고 도망쳤는데 잘 되지는 않았다.




햇볕이 뜨거운 동안에는 계속 밖을 돌아다녔다. 어제 늦게 잠들어서 늦잠을 잘 잤기 때문에. 휴대폰을 책상에 두고 자면 알람 끄면서 침대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끄고 다시 들어갔네. 일찍 나오지 않으면 정문부터 중도까지 피부 태우면서 올라가야하는게 너무 싫어서 되도록이면 깨려고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닌 듯. 그렇게 헉헉대면서 올라왔더니 마우스패드만 맛간게 아니라 키보드도 말을 안들어서 as센터에 다녀왔다. 다행히 잘 고쳤고 돌아오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다섯 시...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아니 어쩌면 그래서 일찍 빠져나왔다. 도망치기 십여 분 전에 스스로들의 한심한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난 0이랑 1로만 돌아가는 존재가 아닌데 하나 어그러지면 왜 다른 하나도 하지 않고 완벽주의 운운하는가. 그건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건데. 그렇게 대화의 반은 한숨 반은 탄식으로 별다른 내용이 없었지만 그와 별개로 남은 몇 개월, 어쩌면 꽤 길지도 모르는 앞으로의 수험기간이 아득해서 마음 속으로 울면서 집에 오는 버스를 탔다. 

집 앞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튀김 닭꼬치를 먹는데 짧은 바지를 입어선지 모기가 계속 달려들었다. 쟤도 저렇게 사는데. 아. 좀 절박해지자. 핑계 고만 대자. 땡땡이를 치고 싶으면 제대로 치자. 나오면서도 불안해하면 어떡하니. 





토끼귀가 좋아서 그냥. 좋아하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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