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생각이 많다고 단정짓지 않는 이유는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일련의 생각줄기나 덩어리 대신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만이 들어있는 게 보이기 때문이다.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면서 얼버무리는 것을 싫어한다. 말 말고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데 어휘력의 부족함을 핑계로 말줄임표, 또는 이 경우의 단골손님으로 '참 많은 생각이 들곤 해' 따위가 출몰한다. 자신만의 상징을 갖고 구체적으로 표현해내지 못하면서 우수에 찬 눈빛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저렇게 갇혀있지는 말아야지 한다. 잔뜩 꼬여있는 실타래는 누구에게나 어려움을 보내지만, 매번 그런 식으로 금붕어똥처럼 생긴 무언가를 내뱉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잠깐 난감해졌다.
커피캣에 갔더니 까만 점착테이프 재질의 고양이(들)이 재주를 넘고 있었다. 한 마리의 활동사진 같기도 여러 마리의 매스게임 장면 같기도 했다. 커피는 보기 좋았는데 좀 닝닝해서 알맞은 온도가 되자마자 쭈욱 마셔버리고 밖으로 나왔다. 노트북을 쓰려고 했는데 어디에도 콘센트가 없었다는 사실이 맛에 좀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플러그를 꽂고 싶지 않을 때 책을 들고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토요일의 낙성대는 북적북적 후끈거려서 얼굴의 온도가 올라갔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